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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말

기획 목차 무엇에 대해 쓸 수 있을까. 간단하게 기록해보는 회차. 어릴 때는 내가 누군인지 확실히 알았던 것 같다. 원하는 것이 명확했고 관심이 없는 것은 조금의 고민도 없이 확실하게 내쳤으며 나의 감정상태가 어떤지 깊숙하게 인지할 수 있고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나의 모습과 그 다음의 모습들까지 알아차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비교적 잘 알아차렸다.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보지 못해서 좁았던 나의 세계 안에서 내가 미래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상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나를 전혀 모르게 된 건 20대 후반이 되었을 때부터 였을까. 선택할 수 있는 미래의 옵션이 너무 많아서 무엇 하나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팔리지 않기를 여러 해 보냈을 때 나는 나를 세상에 전시하기를 포기했다. 모든 것이 .. 더보기
기획 글을 쓰겠다고 시작하고 데드라인이 닥쳐서야 어디에 쓸 지 도구를 정하고 글쓰기 폴더를 만들었다. 마감 한 시간 전에. 와중에 배는 너무 고파서 오른쪽에는 간단한 식사를 급하게 차려놓았다. 식사는 낫또와 조미김이다. 빨리 먹고 싶어서 얼려놓은 낫또를 밥그릇에 넣고 밥을 덮은 후에 밥통에 넣어놨다가 꺼냈다. 낫또에 소스를 섞어야하니까 밥을 반찬 그릇에 분리하고 밥풀이 섞인 낫또에 소스를 비벼 반찬 그릇에 밥을 덜어놓고 숟가락에 이 둘과 김을 함께 얹어 먹게 될 예정이다. 한 숟가락을 들고 어느새 묻은 밥풀인지 소스 때문인지 구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맥북 프로 키보드 위가 기름과 끈적임으로 더러워졌다. 하지만 매 순간 애지중지하던 마음은 어디가고 닦으면 되는 대수롭지 않은 순간이다. 미룰대로 미뤄놓고 데드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