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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말/생각들

기획2

미정

어제 보고 싶었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우리는 멀리 살아서 내가 서울에 올라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보는데 최근엔 길어야 일주일을 지내고 내려가서 서로의 시간과 마음이 맞아야 겨우 볼 수 있게 되었다. 서울에 올라오면 지역에서는 할 수 없는 거의 모든 것들을 처리하거나 경험해야 하는데 친구들을 만나기까지 하려면 저녁까지도 스케쥴이 가득 찼다. 이번에는 몇 일을 도시인처럼 저녁에도 일에 시간을 쏟아붓느라 미리 잡아논 약속을 삼일이나 미루는 몹쓸 사람이 되었다. 약속일이 다가온 날 다른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무리들이 만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약속을 미룬 것에 대한 사죄와 서운함이 몇 번이나 오고 갔기에 망설임없이 더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새로운 약속에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일 친구는 많이 지쳐있었고 혼자의 시간이 필요해보였다. 단체카톡방에는 마치 세상에 없는 놀이나 아무 의미 없는 장난을 치면서 시끌벅적한 사진과 영상이 올라왔다. 지금까지 이어온 긍정긍정텐션을 아슬아슬하게 애써 유지하면서 이 곳이 아닌 저 곳을 갈껄 후회하는 마음을 갖지 않으려고 내비치지 않으려는 나의 모습이 마치 기도를 하는 듯 했다. 내가 선택한 것에 만족하는 거야. 내가 선택한 것에 충실하는 거야 다음에도 기회가 있는거야 서로 배려같은 것을 하지 않았다면 오늘로 내일을 배우는 거야 ...

이후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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