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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말/생각들

오늘은 꼭 글을 써야 해.

나만 아팠으면 좋겠다. 친하지 않은 동생이 싸우다가 묵힌 감정과 어려움으로 울음을 토해버렸을 때 너무 마음이 아파서 눈물이 났다. 처음으로 포옹을 한 것 같다. 감정이 가득 담긴 음악을 들어도 시적인 단어를 이제는 쓰지 못한다. 서로의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수 있고 마음을 나누고 더 나은 곳을 찾아갈 수 있다는 게 새삼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 일인지 모른다. 여러 이해관계와 각자의 편의로 갈라선 많은 관계를 지나 그래도 아직은 한두 곳 나의 상황과 감정을 나눌 수 있다는 곳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입을 다물었던가 마음을 혼자 쌓아가고 있었나 기억도 나지 않는다. 해답은 명상과 요가 심리상담 여행 같은 것만 남았다고 생각했는데 정서적 교감이 얼마나 중요한 것이었는지 고립되고 입을 다물고나서야 깨닫게 되었다. 너무 많은 말을 한 탓에 감정은 더 격해졌고 없던 시적인 언어마저 생겨날 여지없이 사라지고 머리통 안은 진공상태가 되었다. 오늘은 글을 쓰겠다고 안하던 명상까지 하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었는데 말을 하고 나니까 글도 쓰기가 어렵다. 그냥 생각나는 대로 적은 것. 쓰려고 했던 글을 다시 창을 열어 꼭 쓰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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