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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사랑하고 싶을 때 남쪽지역의 브라운빛 토양 늘 하늘색이지만 애틋한 소리들이 있는곳이 떠오른다. 향 꽂이 위에서 회빛 재를 떨어뜨리며 피어나는 인센스의 향, 음악, 창문 밖으로 들려오는 사람들과 탈 것들의 소리들이 들려온다면 잠시나마 이 곳이 바로 인도라고 생각해도 좋다. 깊은 산 속에 낯설게 들어선, 누구도 예상치 못하는 인물과 깊은 산 속에 녹아든 사람이 만날 때 흐르는 생경함과 친숙한 공기, 오차가 가득한 채로 가까워지는 무심함을 기억한다. 우리는 더 가까워지고 날 것이 되고 싶어서, 더 낯선 사람들은 오지 않는 이 곳에 살고 이제 우리에게 익숙한 공기를 만든다. 아직 우리는 젊다는 믿음따위도 잃어버리고 계속 더 새로운 깊은 산 속을 찾아가는 오늘. 애잔함이 아니라 애정이 끊이지 않도록 산에 가지 않.. 더보기
기획2 미정 어제 보고 싶었던 친구를 오랜만에 만났다. 우리는 멀리 살아서 내가 서울에 올라오면 한 달에 한 번 정도 보는데 최근엔 길어야 일주일을 지내고 내려가서 서로의 시간과 마음이 맞아야 겨우 볼 수 있게 되었다. 서울에 올라오면 지역에서는 할 수 없는 거의 모든 것들을 처리하거나 경험해야 하는데 친구들을 만나기까지 하려면 저녁까지도 스케쥴이 가득 찼다. 이번에는 몇 일을 도시인처럼 저녁에도 일에 시간을 쏟아붓느라 미리 잡아논 약속을 삼일이나 미루는 몹쓸 사람이 되었다. 약속일이 다가온 날 다른 추억을 공유하고 있는 무리들이 만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약속을 미룬 것에 대한 사죄와 서운함이 몇 번이나 오고 갔기에 망설임없이 더 가고 싶은 마음이 드는 새로운 약속에 가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당일 친구는 .. 더보기
기획 목차 무엇에 대해 쓸 수 있을까. 간단하게 기록해보는 회차. 어릴 때는 내가 누군인지 확실히 알았던 것 같다. 원하는 것이 명확했고 관심이 없는 것은 조금의 고민도 없이 확실하게 내쳤으며 나의 감정상태가 어떤지 깊숙하게 인지할 수 있고 그것을 인지하고 있는 나의 모습과 그 다음의 모습들까지 알아차리고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비교적 잘 알아차렸다. 다양한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보지 못해서 좁았던 나의 세계 안에서 내가 미래에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상담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나를 전혀 모르게 된 건 20대 후반이 되었을 때부터 였을까. 선택할 수 있는 미래의 옵션이 너무 많아서 무엇 하나도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팔리지 않기를 여러 해 보냈을 때 나는 나를 세상에 전시하기를 포기했다. 모든 것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