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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삶 끼리끼리 논다고, 혹은 서로 맞춰간다고, 취향이 비슷한 사람끼리 통한다는 말들 무시할 수 없는 건 어쩔 수 없나보다. 하루 세끼 먹는 일은 사는 동안 하루도 안빠지고 해도 누구에게나 중요한 시간이며 자리다. 다른 것은 같이 해도 식사자리에는 불편한 사람, 친하지 않은 사람과 하는 일을 되도록 피하려 한다. 나와 맞지 않는 사람 피하는 것도 힘든데 하물며 음식은 어떤가. 음식은 내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선택지가 있는 경우가 많지 않다. 채식주의자라면 특히나 공동체와 다수를 중시하는 한국에서는 더욱 그렇다. 기본이 고기로 설정되어있는 한국사회에서 채식주의자가 느끼는 박탈감을 이해할 수 있는 육식주의자는 많지 않을 것이다. 박탈감이라는 것이 여기에 적용될 수 있는지조차 의문을 갖는 사람들이 많을테니까. 의,.. 더보기
애매한 포지션 운전을 할 때, 자전거를 탈 때 내가 운전대를 잡은 사람으로써 책임을 져야할 상황이 올 때 매 순간 걱정과 조심스러움에 몸은 가장 긴장한 상태가 되지만 동시에 가장 두려움을 느낄 새 없고 대담해진다. 여기로 갈까 저기로 갈까 망설이다가는 어디든 부딪히기 마련이란 걸 운전을 배울 때 알게 되고, 자전거를 탈 때는 망설이는 보행자를 만날 때 같은 혼돈을 겪어보면서 알기에. 순간적인 판단이 늘 옳기를 바라려면 운전대를 잡지 않을 때 많은 연습이 필요하겠다. 사고를 낼 뻔한 여러번의 순간이 있었는데 내 판단이 옳아서 살아남았던 적은 없었다. 판단이 중요할만큼의 상황을 만나지 않았음에 감사해야하고 실은 대부분이 더 나은 운전자 덕분에 혹은 나 같은 운전자의 운과 내 운이 맞닿아서, 하늘의 판단과 우연의 결합에 별.. 더보기
글쓰기. 지키고 싶은 것. 글쓰기에 얼마마한 에너지가 드는지 잘 알고 있었으면서 매일 글쓰기를 하겠다고 다짐한 건 큰 오산이었다. 생각이나 일기의 경우 큰 것을 쓰라면 네다섯시간은 붙잡고 있어야하고 에세이로 쓰려면 하루는 있어야하고 기획글을 쓰려면 이틀로도 부족한데 처음에는 그보다 더한 나를 벗어난 이야기를 써볼까 생각까지 했더라니 이만큼 살아도 분수를 모른다 하루하루 끝나기 전 지쳐 어떻게든 뭐라도 올리려고 쓰는데 글을 쓰겠다는 마음은 포기한 듯하다. 인증해야한다! 돈을 벌어야한다! 쓴 것이 맘에 들고 안들고 무엇이고 무엇도 아니고는 아무 상관이 없어졌다. 일상은 바쁘고 그 중에도 글쓰기는 지키고 싶은데 지키고 싶은 것들은 늘 나중에 오히려 지키고 싶은 것들을 꾸역꾸역 하며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을 것을 남기고 지나간다. 오늘도 .. 더보기